‘김부장’ 주상욱, 28년 만의 첫 악역으로 완성한 ‘재발견’…“잊지 못할 작품”

‘김부장’ 주상욱, 28년 만의 첫 악역으로 완성한 ‘재발견’…“잊지 못할 작품”

뉴스나인임윤서 기자

다정한 미소는 차가운 경고로 바뀌었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화면의 공기를 얼어붙게 했다. 데뷔 28년 만에 처음 본격 악역을 맡은 주상욱은 익숙했던 젠틀한 얼굴을 지우고 ‘주상욱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끌어냈다.

젠틀한 이미지를 지운 첫 악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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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주상욱은 신사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부터 선 굵은 카리스마와 깊이 있는 멜로까지 폭넓게 보여줬다. ‘김부장’에서는 용역 깡패 출신으로 건설사 회장까지 올라간 냉혹한 권력자를 맡아 기존에 쌓아온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었다.

타인에게는 돈과 폭력을 앞세워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면서도 딸 앞에서는 다정한 아버지로 돌아가는 양면성도 담아냈다. 주상욱은 선과 악을 단순하게 나누지 않고 뒤틀린 부성애와 권력욕이 한 사람 안에서 맞부딪히는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줬다.

낮은 목소리와 멈춘 표정으로 만든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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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표정은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인물을 더욱 위협적으로 만들었다. 주상욱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상대를 몰아붙였고, 무표정 사이에 짧게 번지는 서늘한 미소로 다음 행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공포를 만들었다.

딸에게 이상한 변화가 생기자 곧바로 소지섭의 주변을 조사하게 하는 장면에서는 인물의 집요함이 드러났다. 정치권 인물을 상대로 거래를 밀어붙일 때도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며 돈과 권력으로 상대를 누르는 냉혹함을 보여줬다.

회가 거듭될수록 주상욱은 차분한 외면 안에 숨은 광기를 조금씩 꺼냈다. 갑작스럽게 소리를 지르거나 표정을 과장하지 않고 낮은 목소리와 고정된 시선만으로 폭력의 가능성을 전달해 극의 긴장감을 이끄는 중심에 섰다.

첫 패배가 깨운 복수와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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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후반 소지섭과 정면으로 맞선 주상욱은 처음으로 힘에서 밀려 무릎을 꿇었다.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던 인물이 처음 겪은 패배였고, 주상욱은 포커페이스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순간과 수치심을 억누르는 모습을 함께 표현했다.

패배 이후에는 복수심이 더욱 거세졌다. 굴욕을 되새기며 다시 판을 뒤집을 방법을 찾던 그는 북한 측과 손잡고 일을 더 크게 만들었고, 세 아빠의 자녀를 이용하는 최후의 수까지 꺼내며 돌아갈 수 없는 지점으로 향했다.

벼랑 끝에서도 광기와 냉혹함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주상욱은 모든 계획이 무너지고 파멸이 다가오는 순간까지 자신이 만든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집착을 유지하며 첫 악역의 서사를 끝까지 끌고 갔다.

“배우 인생에서 잊지 못할 소중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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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욱은 예상보다 뜨거웠던 시청자의 반응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사실 이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을 거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김부장’을 아낌없이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변신을 응원해준 시청자를 향한 마음도 밝혔다. “배우 주상욱의 새로운 변신에도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행복했습니다”라며 작품을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함께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겼다.

주상욱은 “배우 인생에서 오래도록 잊지 못할 소중한 작품을 선물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첫 악역이라는 과감한 선택은 절제된 연기와 후반부의 폭주를 거쳐 주상욱의 연기 영역을 넓힌 전환점으로 남았다.

익숙한 이미지를 버린 도전은 무표정과 낮은 목소리만으로도 악인의 공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첫 패배부터 파멸까지 이어진 주상욱의 연기에서 가장 강하게 남은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사진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