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에 방송되는 MBC ‘PD수첩’ 1516회 ‘실패의 빌드업 : 대한축구협회’ 편에서는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까지 이어진 대한축구협회의 13년 운영 과정이 공개된다.
조별리그 탈락으로 FIFA 북중미 월드컵을 마친 대한민국은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대회에서도 32강에 오르지 못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로 대표되는 ‘황금 세대’와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은 조 편성은 높은 기대를 낳았지만, 결과는 1승 2패의 조기 탈락이었다.
마지막 경기 뒤에도 조 3위 상위 8개 팀에 들기 위한 ‘경우의 수’가 남아 국민들은 다른 조의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끝내 진출이 무산되자 분노는 클린스만에서 홍명보로 이어진 감독 선임 논란과 비위 축구인 기습 사면을 거듭한 대한축구협회로 향했다.
정몽규가 이끈 협회는 네 차례 연임으로 13년 동안 운영됐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논란이 이어졌다. 정몽규와 홍명보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선임 절차와 조직 운영이 남긴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취재진은 월드컵 실패를 한 경기의 패배로만 보지 않고, 협회가 오랫동안 쌓아온 ‘실패의 빌드업’을 따라간다. 대표팀 성적 뒤에 놓인 의사결정과 책임 구조를 차례로 되짚는다.
그날,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은 어떻게 결정됐나?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은 2024년 협회가 원칙과 절차를 어떻게 다뤘는지 보여주는 사건이 됐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갑자기 사퇴한 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후속 절차를 주도하면서 추천 권한과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는 외국인 감독들과 달리 홍명보를 상대로 정식 자료 없이 진행한 이른바 ‘심야 빵집 면접’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체부 감사와 1심 판결은 전력강화위원회와 이사회의 권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책임을 져야 할 인물들은 월드컵 전후로 자리를 떠났고, 당시 선임 과정을 둘러싼 설명은 충분히 나오지 않았다. 정몽규는 대회 전 사퇴 의사를 밝힌 뒤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홍명보도 조별리그 탈락 직후 짧은 입장을 남기고 대표팀을 떠났다.
이임생과 정해성 등 당시 의사결정의 핵심 인물들에게도 설명해야 할 대목이 남았다. 협회가 공개한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과 관련 기록은 후보 압축부터 최종 추천까지 이어진 과정의 흔적을 담고 있다.
남겨진 기록을 따라가면 위원회가 맡아야 할 권한이 언제, 누구에게 넘어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취재진은 그날 감독이 결정된 전말과 무너진 절차를 추적한다.
감사에서 드러난 27개의 ‘자책골’
감독 선임 논란은 협회 운영 전반에서 드러난 문제의 시작에 불과했다. 대표팀이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넣은 골은 두 골이었지만, 문체부 특정감사에서 확인된 협회의 위법·부당 업무처리는 27건이었다.
감사 결과에는 국가대표 감독 선임 규정 위반과 승부조작 관련자를 포함한 징계 축구인 100명 사면 시도가 담겼다. 비상근 임원 44명 중 34명에게 구체적인 자문 과업이나 실적 관리 없이 2021년부터 2024년 8월까지 모두 28억여 원을 지급한 사실도 포함됐다.
협회는 감사 결과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4월 1심 법원은 특정감사 결과 통보와 조치 요구를 취소해 달라는 청구에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문체부 요구가 부당하거나 위법하지 않고 재량권 범위 안에 있다고 판단했다.
네 차례 연임으로 이어진 정몽규 체제 13년은 협회의 의사결정 방식과 예산 집행을 다시 묻게 한다. 취재진은 감사보고서에 적힌 27건을 하나씩 살펴보며 그라운드 밖 ‘자책골’이 쌓인 과정을 짚는다.
이제는 너무 멀어진 ‘일본 축구’
월드컵 직전 25위였던 한국의 FIFA 랭킹은 조별리그 탈락 뒤 32위로 내려갔다. 32강에 진출한 일본은 대회 뒤 17위로 올라 두 나라의 순위 차이는 더 벌어졌다.
더 아픈 대목은 한 번의 대회 성적보다 지난 20년 동안 두 나라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이다. 일본은 지도부가 바뀌어도 대표팀 강화와 유소년 육성, 지도자 교육의 큰 방향이 이어지도록 제도를 쌓았다.
일본축구협회는 2005년 자국에서 월드컵을 열고 우승하는 2050년 목표를 내놓았다. 2022년에는 현재와 목표 사이의 길을 ‘JAPAN’s Way’로 정리하고, 대표팀과 유소년, 지도자, 생활축구가 같은 방향을 보도록 기준을 세웠다.
그 사이 한국 축구는 감독 선임 때마다 절차 논란을 반복했고, 지도부가 바뀔 때마다 장기 방향도 흔들렸다. 한때 같은 무대에서 경쟁하던 일본과의 격차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한국이 다시 따라잡을 토대를 만들 수 있는지가 남은 질문이다.
불공정한 절차와 방만한 운영의 대가는 조별리그 탈락과 신뢰 붕괴로 돌아왔다.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개혁 요구는 같은 실패를 멈출 마지막 추가시간이 됐다.
선임 절차와 조직 운영을 함께 바꾸지 않는다면 감독 한 명이나 회장 한 명이 물러나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에야말로 달라질 수 있을까?
감독 선임 원칙이 무너지고 27건의 위법·부당 업무처리가 쌓이면서 한국 축구가 뒤처진 과정은 7월 28일 화요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되는 MBC ‘PD수첩’ 1516회 ‘실패의 빌드업 : 대한축구협회’ 편에서 공개된다.
사진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