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과학 97화 레이저, 어떻게 궁극의 도구가 되었나?

취미는 과학 97화 레이저, 어떻게 궁극의 도구가 되었나?
취미는 과학 97화 레이저, 어떻게 궁극의 도구가 되었나?

8월 14일에 방송되는 EBS1 ‘취미는 과학’ 97화에서는 피부과 시술과 시력 교정부터 과학 연구, 첨단 산업, 대공 무기, 성간 탐사까지 영역을 넓혀온 레이저가 어떻게 ‘궁극의 도구’가 되었는지 공개된다.

피부와 눈에 먼저 닿은 레이저

취미는 과학 97화 레이저, 어떻게 궁극의 도구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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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은 거대한 연구시설보다 자신의 몸에서 경험한 레이저 이야기로 출발한다. 장홍제 교수는 레이저를 이용한 시력 교정술을 받은 경험을 꺼내며 필요한 부위를 정교하게 다루는 기술에 감탄했다고 밝힌다. 복잡한 과학 장비처럼 느껴지는 레이저가 이미 일상적인 의료 현장에서 사람의 눈과 피부를 다루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대화는 곧 데프콘에게 향한다. 과학자들이 최근 얼굴에서 유난히 빛이 난다며 피부 관리 비결을 캐묻자 데프콘은 여배우들이 다닌다는 피부과에서 레이저 시술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장홍제의 눈과 데프콘의 피부라는 서로 다른 경험을 통해 레이저가 특별한 연구실 안에만 있는 기술이 아니라 일상 깊숙이 들어온 빛이라는 점이 먼저 소개된다.

이날 한양대 ERICA 국방지능정보융합공학부 김지원 교수는 레이저의 성질과 쓰임을 설명하며 출연진이 알고 있던 빛의 이미지도 하나씩 다시 짚는다. 피부와 눈을 정교하게 다루는 장면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통신과 산업, 과학 연구로 범위를 넓히며 같은 빛이 목적에 따라 얼마나 다른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문제를 찾는 해결책’이 된 최초의 레이저

오늘날 레이저는 여러 분야에서 빠질 수 없는 기술이지만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 1960년 시어도어 메이먼이 최초의 작동 레이저를 구현했을 당시에는 당장 어디에 써야 할지 뚜렷하지 않아 ‘문제를 찾는 해결책’이라는 표현까지 따라붙었다. 지금은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 오히려 처음에는 자신의 쓸모부터 찾아야 했던 셈이다.

메이먼의 연구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최초의 레이저 성과를 담은 논문은 처음 제출한 학술지에서 거절됐고, 이후 다른 학술지에 실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실제 메이먼의 루비 레이저 연구는 1960년 ‘Stimulated Optical Radiation in Ruby’라는 논문으로 발표됐지만, 최초의 작동 레이저를 만든 메이먼 자신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명단에는 오르지 못했다.

레이저와 메이저 원리를 발전시킨 공로로 1964년 노벨 물리학상은 찰스 타운스와 니콜라이 바소프, 알렉산드르 프로호로프에게 돌아갔다. 이 사연을 들은 데프콘은 최초의 레이저를 실제로 구현한 과학자를 대신해 ‘대리 분노’를 터뜨리고, 한때 용도를 의심받던 발명이 이후 얼마나 넓은 분야로 뻗어나갔는지가 극적인 대비를 만든다.

드론을 떨어뜨리는 ‘빛의 무기’ 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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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의 쓰임은 사람을 치료하고 물질을 분석하는 영역에서 국방 기술로도 이어졌다. 한국형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은 고출력 레이저를 소형 드론과 무인기에 집중해 표적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체계로, 탄약을 날리는 기존 무기와 달리 빛 에너지를 직접 이용한다.

천광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운용 비용이다. 별도의 탄약 없이 전력이 공급되면 반복해서 운용할 수 있고 1회 발사 비용은 약 2천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저렴한 드론 한 대를 막기 위해 훨씬 비싼 미사일을 사용해야 했던 기존 방공체계의 비용 문제에서 레이저가 다른 선택지로 떠오르는 이유다.

최근 국산 레이저발진기를 적용한 천광은 기존보다 출력 성능을 높여 소형 드론 격추 시간을 1~2초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발표됐다. 소음이 거의 없고 빛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에너지를 한 지점에 집중한다는 특성 때문에 출연진에게도 익숙한 총이나 미사일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대공 무기로 다가온다.

방송에서는 결국 가장 단순한 질문으로 돌아간다. 손으로 잡을 수도 없고 날아가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 빛이 어떻게 드론의 기능을 멈추게 하는지, 레이저 에너지를 표적에 집중했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따라가며 ‘빛의 무기’가 작동하는 원리를 풀어낸다.

찰나의 화학 반응에서 알파 센타우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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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에서 레이저는 눈으로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빠른 변화를 들여다보는 도구가 된다. 출연진은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레이저가 쓰이는 사례를 꺼내며, 아주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관찰하고 물질의 상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교한 빛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본다.

시선은 지구 밖으로도 향한다. ‘브레이크스루 스타샷’은 약 4.37광년 떨어진 알파 센타우리 항성계로 초소형 우주선을 보내기 위해 지상에서 강력한 레이저를 쏘아 우주선에 달린 얇은 돛을 미는 구상이다. 엔진과 많은 연료를 우주선에 싣는 대신 빛이 돛을 미는 힘을 이용해 매우 작은 탐사선을 빠르게 가속한다.

목표 속도는 빛의 속도의 약 20%다. 계획대로 구현된다면 초소형 탐사선은 발사 뒤 20여 년 만에 알파 센타우리 부근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그곳에서 얻은 사진과 과학 데이터를 다시 지구로 보내는 구상까지 포함한다. 현재 기술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성간 거리를 레이저 추진으로 줄이려는 계획에 출연진도 감탄한다.

피부를 치료하던 빛과 찰나의 반응을 보는 빛, 드론을 멈추는 빛, 우주선의 돛을 미는 빛은 모두 레이저라는 하나의 기술에서 갈라져 나왔다. 처음에는 쓸 곳을 찾지 못한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레이저가 이제 서로 전혀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됐다는 변화가 97화의 흐름을 하나로 묶는다.

상처를 치료하는 자리에서 시작해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었던 순간과 수광년 밖 우주까지 향하는 레이저의 범위는 최초의 발명 당시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으로 넓어졌다. 과거 ‘문제를 찾는 해결책’으로 불리던 빛은 앞으로 또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궁극의 도구’가 될까?

피부와 눈에서 시작해 대공 무기와 알파 센타우리 탐사까지 이어지는 레이저의 원리와 쓰임은 8월 14일 금요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되는 EBS1 ‘취미는 과학’ 97화에서 공개된다.

사진 : 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