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18일에 방송된 JTBC ‘아파트’ 3회에서는 악의적으로 편집된 돌려차기 영상으로 위기에 몰린 박해강이 진실 공개 뒤 제4선거구 동대표에 당선된 과정이 공개됐다.
178억 원을 향한 기호 3번의 선거 유세
박해강에게 동대표 선거는 최종 목적지가 아니었다. 아파트에 쌓인 178억 원 규모의 장기수선충당금에 접근하려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돼야 했고, 제4선거구 동대표 자리는 그곳으로 가기 위한 첫 관문이었다.
강하리와 1억 원짜리 위장 계약을 맺은 박해강은 조직원들을 가족으로 꾸며 입주민 자격을 갖췄다. 도마뱀과 경남, 제길, 큰둥이뿐 아니라 가짜 아들 경북이까지 ‘간헐적 가족’에 합류해 선거 준비를 도왔다.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박해강은 ‘기호 3번 박해강’이라는 문구가 적힌 꽃분홍색 유세복을 입고 단지 한가운데 세운 선거 차량에 올랐다. 입주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며 직접 춤을 췄고, 가짜 가족들도 차량 앞에 모여 단체 선거 춤으로 힘을 보탰다.
도마뱀을 비롯한 조직원들이 선거에 과하게 몰입하면서 단지는 떠들썩해졌다. 돈을 노리고 시작한 선거였지만 박해강은 주민들이 실제로 불편해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표를 얻을 수 없다는 현실과 마주했다.
택배 대란을 파고든 ‘상생 택배단’
때마침 아파트 단지에 택배차 진입을 둘러싼 갈등이 생기면서 정문 앞에 물건이 쌓이기 시작했다. 집 앞까지 배송받지 못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박해강은 이를 선거 판세를 바꿀 기회로 판단했다.
전직 조직원들을 모두 불러 모은 박해강은 정문에 쌓인 택배를 각 세대 현관까지 옮기는 ‘상생 택배단’을 만들었다. 무거운 상자도 가리지 않고 직접 배달하면서 주민들은 그를 ‘택배 영웅’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호응이 이어지면서 박해강은 세 후보가 맞붙은 삼파전에서 앞서갔다. 형식적인 공약보다 당장 필요한 문제를 해결한 행동이 표심으로 연결됐다.
그러나 배달된 택배가 잇따라 파손되면서 분위기가 다시 달라졌다. 상생 택배단이 물건을 함부로 다룬다는 의심이 퍼졌고, 박해강이 택배 대란에서 얻은 신뢰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변호사 지망생 강하리는 연속된 파손이 우연이 아닐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고 배후로 경쟁 후보 장숙진을 의심한 뒤, 장숙진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해 상대의 네거티브 작전에 맞서는 방법을 내놨다.
박해강은 강하리의 제안을 받아들여 장숙진에게 역공했다. 택배 파손 책임을 일방적으로 뒤집어쓴 채 물러나는 대신 상대 후보의 검증되지 않은 이력을 선거 쟁점으로 끌어올렸다.
경비원을 구하고도 폭행범으로 몰린 박해강
당선 가능성이 다시 커지자 박해강은 사소한 행동 하나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주변의 시선을 의식했다. 홀로 퇴근하려는 강하리를 배웅하면서도 주민들에게 오해받지 않도록 거리를 뒀다.
강하리를 데려다주던 길에 한 남자가 경비원을 때리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박해강은 선거를 앞둔 상황을 생각해 지나치려 했지만, 강하리는 “동대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이 되기는 글렀네요”라며 그를 질책했다.
그때까지 걸음을 멈추지 않던 박해강은 결국 몸을 돌렸다. 경비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던 남자를 돌려차기로 제압하고 더 이상의 폭행을 막았다.
결국 박해강의 행동은 선거를 흔드는 새로운 공격 소재가 됐다. 누군가 경비원 폭행 장면을 잘라내고 박해강의 돌려차기만 남긴 영상을 만들어 아파트 게시판에 올렸다.
악의적으로 편집된 영상에는 ‘택배 영웅의 이중생활’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경비원을 구한 행동은 주민에게 폭력을 행사한 장면처럼 바뀌었고, 박해강을 지지하던 여론도 빠르게 돌아섰다.
구치소에 있던 박용만까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면서 박해강에게는 악재가 겹쳤다. 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아버지처럼 따르던 박용만의 상태까지 걱정해야 했다.
‘돌려차기의 진실’이 뒤집은 선거 결과
선거 결과 발표일에는 박해강과 가짜 가족들 모두 패배를 예상한 채 안내 방송을 기다렸다. 무거운 침묵 속에서 “제4선거구 기호 3번 박해강 당선”이라는 말이 흘러나오자 박해강은 “이거 환청 아니냐?”며 결과를 믿지 못했다.
경비과장은 선거 직전 아파트 게시판에 ‘돌려차기의 진실’이라는 글을 올렸다. 박해강이 아무 이유 없이 주민을 폭행한 것이 아니라 경비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온 ‘잉어문신남’을 막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게시글에는 악의적으로 잘려나간 앞 장면과 박해강이 개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담겼다. 주민들은 편집되지 않은 상황을 확인한 뒤 박해강에게 다시 지지를 보냈고, 마지막 표심은 당선으로 이어졌다.
밤새 자신의 돌려차기 영상과 주민들이 남긴 응원 글을 살펴본 박해강은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집을 나선 그는 밝은 햇살을 향해 힘껏 발차기를 날리며 동대표가 된 기쁨을 드러냈다.
오만 시장 얼굴에 초장을 바른 이충원
반면 이충원은 자신이 추진해 온 오만지구 신도시 사업이 선정 대상에서 탈락했다는 뉴스를 확인했다. 주민들 앞에서는 정중한 건설사 대표로 행동했지만 사업이 틀어지자 자신이 관리해 온 ‘100억 클럽’ 인사들을 배낚시에 불러 모았다.
사업을 맡은 인사들을 배에 태운 이충원은 결과를 내지 못한 책임을 물었다. “일도 제대로 못해. 고기도 못 잡아”라며 비웃은 뒤 상대에게 모욕적인 행동을 가했다.
배 위에서 이충원은 “삔또가 나가겠어요. 안 나가겠어요?”라고 물었다. 곧바로 오만 시장의 얼굴에 초장을 바르고 함께 온 인사들을 바다에 빠뜨리며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하게 했다.
오만 시장과 인사들이 공포에 빠지자 이충원은 개발 사업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사람을 폭행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 본색이 드러났다.
이어 “다시 실망시키면 진짜 돌아버려요”라고 경고하며 상대를 몰아붙였다. 겉으로 보인 차분한 태도와 달리 자신의 계획을 방해하는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박해강의 역공을 만든 가짜 아내 강하리
강하리는 로펌 상담소에서 일하며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는 변호사 지망생이었다. 돈이 필요해 박해강의 ‘간헐적 가족’ 계획에서 가짜 아내 역할을 맡았지만, 선거 과정에서는 단순히 가족 행세만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보고도 넘기지 못하는 ‘실패 알레르기’가 있다고 밝힌 강하리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원인을 먼저 살폈다. 상생 택배단의 파손 사고가 계속되자 장숙진 측의 네거티브 작전일 가능성을 찾아내고 역공 방향을 제시했다.
택배 파손으로 박해강이 막혔을 때는 학력 위조 의혹이라는 반격 수단을 마련했다. 경비원 폭행을 외면하려는 박해강에게는 선거 결과보다 사람을 지키는 일이 먼저라고 일깨웠다.
강하리의 판단은 박해강이 돈만 좇는 후보로 남지 않게 했다. 주민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고 잘못된 상황에서 행동하게 만든 선택들이 쌓이면서 박해강은 악의적인 영상에도 무너지지 않고 동대표 자리를 얻었다.
택배 대란에서 쌓은 신뢰가 박해강의 바탕이었다면, 강하리의 판단과 경비과장의 게시글은 악의적으로 잘린 영상의 맥락을 되돌려놓았다. ‘택배 영웅의 이중생활’이라는 누명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가장 통쾌했던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출처 :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