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드라마 – 부활수업’ 베토벤, 유서 다음 날 켠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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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일요일 밤 11시 방송되는 EBS1 ‘AI 드라마 – 부활수업’에서는 일곱 번째 주인공으로 루드비히 반 베토벤을 디지털 복원한다. 소리를 잃어가던 음악가가 유서를 쓴 바로 다음 날 아침,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고통과 결심을 고백한다.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시작된 고백

1802년 10월 11일, 오스트리아 하일리겐슈타트의 작은 방. 악보가 바닥에 흩어진 공간에서 31세의 작곡가는 건반을 신경질적으로 내리치고 카메라 앞에 앉는다.

곤두선 검은 머리카락과 면도하지 않은 턱, 작고 다부진 체구로 등장한 그는 자신을 베토벤이라고 소개한다. 전날 밤 유서를 썼다는 고백과 함께, 영상은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내면의 균열에서 출발한다.

청력 상실을 숨긴 6년

베토벤 편의 부제는 ‘신은 나를 저버렸는가?’다. 26세에 귓속에서 이명이 시작된 뒤, 그는 6년 동안 아무에게도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누가 말을 걸면 그냥 웃고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고,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말은 꺼내지 못했다. 살롱에서 피아노 대결을 펼치던 시대의 천재에게 소리를 잃어간다는 것은 단순한 병이 아니라 삶의 기반이 무너지는 일이었다.

유서 이후에도 이어진 음악

하일리겐슈타트 유서 이후 베토벤은 25년을 더 살았다. 교향곡 3번 ‘영웅’, 5번 ‘운명’, 9번 ‘합창’을 세상에 내놓았고, 전혀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도 지휘봉을 잡았다.

관객의 박수 소리를 듣지 못한 채 무대 위에 섰던 그의 시간은 고통의 기록이자 창작의 기록이었다. ‘AI 드라마 – 부활수업’은 그 모든 시작점에 가까운 하루, 유서를 쓰고도 다시 피아노 앞에 앉기로 한 순간을 포착한다.

원전과 자문 위에 세운 AI 드라마

베토벤 편의 대사와 사유는 하일리겐슈타트 유서를 비롯해 친구 베겔러에게 보낸 서신, 제자 페르디난트 리스의 기록, 비서 쉰들러의 증언 등 동시대 자료를 토대로 재구성됐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민은기 교수가 학술 자문에 참여해 생애와 음악적 맥락을 검증했다. AI가 대사를 자유롭게 만들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원전과 전문가 자문, 인간 작가의 집필을 거친 내용을 시청각화하는 제작 원칙이 적용됐다.

안중근에서 베토벤까지 이어진 질문

‘AI 드라마 – 부활수업’은 역사적 인물을 AI 디지털 복원 기술로 되살려 그들이 남겼을 법한 영상 메시지를 구현하는 프로그램이다. 각 인물의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하루를 배경으로, 시대를 넘어서는 질문을 시청자에게 건넨다.

안중근에서 베토벤까지 이어지는 구성은 단순한 재현보다 한 인물이 위기의 순간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 에피소드 역시 천재 음악가의 업적보다, 유서를 쓰고도 다시 살아가기로 한 인간의 하루에 시선을 둔다.

베토벤의 이야기는 절망을 극복한 천재의 신화라기보다, 무너진 상태에서도 자기 세계를 포기하지 않은 인간의 기록에 가깝다. 소리를 잃은 음악가가 다시 피아노 앞에 앉은 이유는 오늘의 시청자에게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질문으로 남는다.

유서를 쓰고도 다시 피아노 앞에 앉은 베토벤의 하루는 5월 17일 일요일 밤 11시 EBS1 ‘AI 드라마 – 부활수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