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에 방송되는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1233회에서는 병명조차 없는 희소 질환을 앓는 동희의 재활치료를 위해 4년째 하루 최소 200km의 길을 오가는 엄마와 아들의 끝없는 여정이 공개된다.
새벽 4시에 시작되는 200km 재활길


엄마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 동희의 재활치료를 위해 타지에 있는 병원까지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두 번은 청주로 향하고, 또 다른 이틀은 목포로 이동한다. 치료가 있는 날이면 엄마와 동희가 하루 동안 오가는 거리만 최소 200km에 달한다.
치료 자체만큼 병원까지 가는 과정도 쉽지 않다. 장애인 콜택시의 배차가 늦어지면 이른 시간부터 준비하고도 오전 치료를 놓치는 날이 적지 않다. 오랜 이동 뒤 병원에 도착해야 비로소 치료를 시작할 수 있지만, 엄마는 이런 생활을 벌써 4년째 이어오고 있다.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면 새벽마다 먼 지역으로 향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희에게 필요한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 엄마는 청주와 목포를 오가는 길을 선택했고, 하루 대부분을 이동에 써야 하는 상황에서도 치료 일정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병명조차 없는 동희의 희소 질환


동희는 12번과 13번 염색체 중복으로 병명조차 없는 희소 질환을 앓고 있다. 전반적인 발달이 늦은 데다 스스로 몸을 가누기 어렵고, 시각과 청각에도 문제가 있어 보고 듣는 일조차 쉽지 않다. 일상의 기본적인 움직임과 감각부터 동희에게는 끊임없는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 사례조차 없는 병이라는 점은 엄마의 막막함을 더한다. 이미 정해진 치료 과정을 따라갈 수 있는 질환도 아니어서 엄마는 동희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방법을 찾으며 재활치료에 매달려왔다. 아이에게 필요한 치료를 가능한 한 빨리 이어주는 것이 엄마가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문제는 원하는 곳에서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재활치료를 기다리는 환자가 많아 필요한 시기에 치료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엄마는 하루라도 빨리 동희가 치료받게 하기 위해 가까운 병원을 기다리는 대신 타지의 병원을 찾아 나섰다.
청주와 목포까지 이어지는 긴 이동은 그렇게 시작됐다.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찾아가야 했고, 엄마의 하루는 병원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됐다. 새벽에 집을 나서 긴 길을 오가는 일이 반복되면서 엄마와 동희에게 이동 자체가 재활치료의 한 과정처럼 자리 잡았다.
작은 변화가 만든 엄마의 희망

새벽 4시부터 시작해 하루 대부분을 길 위에서 보내는 고된 일상이지만 엄마는 재활치료를 포기할 수가 없다. 긴 시간과 먼 거리를 감수한 치료 끝에 동희에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누워만 있던 동희는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뒤집기를 시작했다. 몸을 가누는 것조차 어려웠던 아이가 자신의 힘으로 몸을 움직이는 모습은 엄마에게 작지만 분명한 변화였다. 매일 반복해온 치료와 이동을 계속할 이유를 다시 확인하게 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먹는 일에도 변화가 생겼다. 입줄에 의지했던 동희가 입줄을 떼고 스스로 음식을 삼키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일상적인 행동일 수 있지만 동희와 엄마에게는 오랜 재활치료 끝에 만난 기적 같은 변화였다.
느리지만 동희는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엄마는 피곤한 새벽에도 다시 일어나고, 배차가 늦어질지 모르는 장애인 콜택시를 기다리며 또다시 먼 병원으로 향한다. 언제까지 이 길을 오가야 할지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확인한 작은 변화들이 엄마가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
뒤집기를 시작하고 입줄을 뗀 뒤 스스로 음식을 삼키기까지, 동희가 보여준 변화 하나하나는 엄마가 4년 동안 이어온 긴 여정의 이유가 됐다. 오늘도 새벽 4시에 길을 나서는 엄마와 동희의 다음 걸음은 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까?
희소 질환을 앓는 동희와 재활치료를 위해 하루 최소 200km를 오가는 엄마의 이야기는 9월 14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에 방송되는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1233회에서 공개된다.
사진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