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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553회 시력 잃어가는 할머니와 13살 진하 애틋한 동거

뉴스나인 ·

시력을 잃어가는 80대 할머니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13살 진하의 가슴 아픈 사연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낼 전망이다.

4월 11일에 방송되는 KBS1 ‘동행’ 553회에서는 녹내장과 황반변성으로 실명 위기에 처한 할머니와 어린 손자 진하의 일상이 담길 예정이다.

봄꽃 핀 4월에도 연탄을 나르는 진하

봄꽃이 만발한 4월이라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산골 마을. 진하(13)는 오늘도 온몸에 검은 탄가루를 뒤집어쓴 채 연탄을 나르느라 분주하다. 혹시라도 연탄불이 꺼질까 노심초사. 진하가 잠시도 연탄불을 꺼뜨릴 수 없는 건, 여든이 넘은 할머니(80) 때문이다. 메추리를 키우던 농장 한편에 방 한 칸을 꾸려 살고 있는 할머니와 진하. 녹내장과 황반변성으로 왼쪽 눈을 실명한 할머니가 오른쪽 시력마저 잃어가면서 진하는 할머니의 눈이자 손발이 되었다. 하굣길에는 할머니가 좋아하는 봄나물을 캐오고, 할머니를 대신해 능숙하게 감자를 심는 진하. 어릴 적부터 할머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배우고 익힌 솜씨 덕분에 베테랑 농부가 따로 없다. 제대로 된 욕실이 없어 주방 싱크대에서 머리를 감고, 변변한 식탁 하나 없어 책상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는 진하. 낡고 좁은 집이라도 할머니와 함께라면 뭐든 괜찮다. 그런 진하가 요즘 가장 두려운 건 할머니가 영영 앞을 볼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할머니가 하루라도 더 살아야 하는 이유

아들의 이혼으로 3살 진하를 품에 안은 할머니. 할머니는 1월생인 진하를 한 해 일찍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 나이 들어 아픈 몸으로 언제까지 손자의 곁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는 처지. 하루라도 빨리 고등학교를 졸업해 홀로서기를 바라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과거 가전제품 장사를 하며 억척스레 살았지만, 가정에 소홀했던 남편을 견딜 수 없어 이혼을 선택한 할머니. 장사마저 잘되지 않아 가게를 접은 할머니는 남매를 키울 길이 막막했다. 이후 식당 일을 시작했지만, 제대로 돈을 받지 못해 그만둬야 했던 상황. 할머니는 여동생의 메추리 농장 일을 도우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다. 그래서 더욱 자식들만큼은 평범하게 잘 살길 바랐던 마음. 하지만 이혼 후 매일 술로 살던 아들은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고, 결국 5살 진하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며칠 밤낮을 통곡하던 할머니.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다. 홀로 남겨진 진하를 지켜야 했으니까. 점점 더 앞이 보이지 않고, 걷지 못해도 진하만큼은 하루라도 더 지켜주고 싶다.

보이지 않아도 더 깊은 사랑으로…

다행히 올해 2월,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곰팡이가 가득했던 집의 도배와 장판을 교체했다. 하지만 올여름 장맛비에 또 빗물이 어디로 샐지 몰라 할머니는 벌써 걱정이 앞선다. 더욱이 집에서 멀리 떨어진 중학교에 다니는 진하가 1시간 넘는 거리를 수시로 걸어 다니는 상황. 하루에 2번 다니는 버스 시간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오며 가며 아는 사람 차라도 만나면 그 날은 운수 좋은 날. 주변에선 시내로 이사를 나오라고 하지만 그럴 수도 없는 형편이다. 사실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은 건 진하도 마찬가지. 든든한 지원군이 곁에 있어서다. 바로 옆집에 사는 이모할머니들. 어린 진하를 할머니와 함께 업어 키운 고마운 분들이자 진하의 완벽한 ‘내 편’이니까!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진하는 이모할머니들에게도 아픈 손가락. 하지만 이모할머니들도 형편이 어려워 도움을 줄 수 없기에 더 애틋하고 미안하다. 어쩔 수 없는 세대 차이로 가끔은 옥신각신 투닥거리지만, 진하의 유일한 소원은 얼른 돈을 벌어 할머니 눈을 치료해주는 것뿐. 그때까지 할머니가 자신의 곁에 있어 주길 간절히 바란다.

진하와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예고편을 통해 알려지면서,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을 통한 후원 캠페인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제대로 된 욕실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불평 없이 살아가는 진하를 돕고 싶다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며 훈훈함을 더할 전망이다.

가족의 의미가 점차 퇴색되는 현대 사회에서 서로를 향한 깊은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진하 조손 가정의 이야기가 어떤 묵직한 울림을 남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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