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7회 김정렬 ‘친형 군 구타 사망’, 30년 만에 진실

8월 8일에 방송된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7회에서는 김정렬이 군 복무 중 구타로 숨진 친형의 사망 경위가 수십 년 뒤 다시 조사돼 명예를 회복한 과정을 털어놨다.

30년 넘게 남아 있던 친형의 사망 경위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7회 김정렬 ‘친형 군 구타 사망’, 30년 만에 진실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7회 김정렬 ‘친형 군 구타 사망’, 30년 만에 진실

김정렬은 고등학생이던 때 군 복무 중이던 친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형은 김정렬의 시험을 앞두고 저녁에 집을 찾아와 보고 싶어서 왔다고 했고, 두 사람은 밤늦게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형이 부대로 돌아간 뒤 김정렬이 학교에서 귀가하자 집 앞에는 군용 트럭이 와 있었다.

당시 가족에게 전달된 설명은 형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내용이었다. 김정렬은 나중에야 형이 군대 안에서 구타를 당해 숨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처음 기록된 사망 원인은 농약을 마신 자살이었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을 직접 본 뒤 농약으로 숨진 것이 아니라고 계속 주장했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남아 있던 의문은 군 의문사 진상조사가 시작된 뒤 다시 다뤄졌다.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가 확인됐고 공소시효가 지난 뒤였지만 양심선언과 가족을 향한 사과가 이어졌다. 김정렬은 그 과정을 거쳐 형의 명예를 뒤늦게 회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형을 국립묘지에 모실 수 있는 길도 열렸지만 유골을 찾지 못했다. 부대 인근에 묻혔던 유골은 주변 개발이 진행되면서 위치를 확인할 수 없게 됐고, 가족은 형을 새 묘역으로 옮기지 못했다. 어머니는 큰아들의 죽음을 오래 품고 살다가 결벽증과 치매 증상까지 겪었고, 명예가 회복됐다는 설명을 들을 때에는 이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김정렬은 말했다.

국가 보상 문제도 뒤늦게 거론됐다. 가족은 형의 죽음으로 돈을 받는 일을 원치 않는다며 처음에는 보상을 신청하지 않기로 했고, 황기순은 형의 이름으로 받은 돈을 기부하거나 비석을 세우는 데 쓰는 방법도 있다고 김정렬에게 말했다. 이후 보상 절차를 확인했지만 신청 기한이 사건 정리 뒤 4년이었고, 알아본 시점에는 며칠이 지나 있었다고 전했다.

철 수세미로 닦아버린 첫 차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7회 김정렬 ‘친형 군 구타 사망’, 30년 만에 진실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7회 김정렬 ‘친형 군 구타 사망’, 30년 만에 진실

김정렬은 형 이야기를 마친 뒤 어머니와 첫 차에 얽힌 일을 꺼냈다. 방송 활동으로 돈을 벌어 처음 차를 산 뒤 고향에 내려가자 어머니는 아들이 마련한 새 차를 보고 직접 닦아주겠다고 나섰다.

문제는 어머니가 손에 든 도구였다. 어머니는 차에 묻은 때를 없애겠다며 ‘철 수세미’로 차체를 힘껏 문질렀고, 깨끗하게 해주려던 행동은 새 차의 도장을 벗겨내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정렬은 어머니가 차를 망가뜨리려 한 것이 아니라 아들이 산 첫 차를 손수 관리해주려 했던 일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다시 설명했다.

새 차 표면이 긁힌 것을 본 김정렬은 당황했지만 어머니 앞에서 화를 낼 수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앞서 큰아들을 잃고 오랜 세월을 보낸 어머니가 둘째 아들의 성공을 기뻐하며 한 행동이라는 점까지 함께 떠올리면서, 형의 죽음을 말하던 흐름은 첫 차 이야기를 통해 어머니의 다른 모습으로 이어졌다.

필리핀에서 돌아온 황기순 앞에 엎드린 어머니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7회 김정렬 ‘친형 군 구타 사망’, 30년 만에 진실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7회 김정렬 ‘친형 군 구타 사망’, 30년 만에 진실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7회 김정렬 ‘친형 군 구타 사망’, 30년 만에 진실

황기순은 해외 원정 도박으로 재산을 잃은 뒤 필리핀에 머물렀던 시기를 돌아봤다. 현지에서 장기간 불법 체류하며 생활이 무너졌고, 일을 이어가기보다 잃은 돈을 되찾으려는 생각에 매달렸던 때라고 밝혔다. 그는 필리핀에서 지내는 동안 여러 차례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고 말했다.

귀국 과정에는 44년 지기 김정렬의 도움이 있었다. 황기순이 연락을 해오자 김정렬은 현지 생활을 정리할 수 있도록 움직였고, 이후 황기순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이 귀국 뒤 가장 먼저 찾아간 사람은 황기순의 어머니였다.

황기순이 어머니 앞에 서자 어머니는 아들을 꾸짖기보다 “아가 살아와 줘서 고맙다”라고 말하며 아들에게 큰절을 했다. 황기순은 자신이 절을 받아야 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 상황에서 오히려 어머니가 먼저 몸을 낮췄던 장면을 떠올리며 말을 잇기 어려워했다.

그 뒤 황기순은 어머니와 매일 이야기를 나누고 웃겨드리는 시간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돌아오기 전에는 가족과 떨어져 지냈지만 귀국 뒤에는 어머니와 같은 시간을 보내는 일이 일상의 중심이 됐다고 설명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는 당시 큰절과 “살아와 줘서 고맙다”는 말을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기순은 귀국 뒤 도박 문제 예방 활동과 모금에도 참여해왔다. 자전거 국토대장정을 계기로 휠체어 지원을 시작했고, 이후 거리 모금을 이어가며 장애인과 저소득층을 돕는 활동을 계속했다. 과거 도박으로 잃었던 시간을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이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가족을 말한 두 사람의 마지막 목표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7회 김정렬 ‘친형 군 구타 사망’, 30년 만에 진실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7회 김정렬 ‘친형 군 구타 사망’, 30년 만에 진실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37회 김정렬 ‘친형 군 구타 사망’, 30년 만에 진실

현재 황기순은 재혼 뒤 함께 살고 있는 아내와 아들을 이야기하며 “너무너무 큰 보상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가족이 건강하게 오래 함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자신에게 들어오는 일도 성실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필리핀에서 돌아온 뒤 어머니와 보낸 시간에 이어 현재의 아내와 아들까지 가족 이야기가 한 줄로 이어졌다.

김정렬은 현재 이혼 상태라는 사실도 방송에서 밝혔다. 아내와 두 차례에 걸쳐 합계 13년가량 별거한 뒤 협의 이혼했고, 갈등의 큰 원인으로 자신의 술 문제를 들었다. 이혼 뒤에는 술을 끊었으며 두 사람이 헤어진 뒤에도 서로를 챙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목표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김정렬은 “좋은 배필을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먼저 답했다. 잠시 뒤 “딸이”라고 말을 붙여 자신의 재혼 희망처럼 들렸던 앞 문장을 딸의 배필 이야기로 돌렸고, 가족사를 말한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의 방식으로 문장을 비틀었다.

친형의 죽음과 어머니의 세월, 황기순의 귀국 뒤 큰절까지 두 사람의 이야기는 결국 가족에게 돌아온 장면으로 끝났다. 이미 방송된 이야기 가운데 김정렬과 황기순이 어머니를 떠올린 순간 중 무엇이 가장 오래 남았을까?

사진 :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