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369회 보배롭다, 이 섬 – 진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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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에 방송되는 KBS1 ‘동네 한 바퀴’ 369회 ‘보배롭다, 이 섬 – 진도군’ 편에서는 진도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를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 남긴 흔적은 다른 이의 손에서 이어지고, 오래 기억될 이야기로 만들어진다. 지켜온 것과 지켜나가야 할 것들이 모여 다양한 삶의 모습으로 채워져 가는 섬, 진도. 바다와 땅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곳의 희망이 피어난다.

울돌목 물살을 가르는 숭어, 하늘을 가르는 해상케이블카

거센 물살이 몰아치는 울돌목. 그 위로 봄 숭어가 물살을 거슬러 힘차게 솟구친다. 위협적인 파도를 바로 옆에 두고, 뜰채 하나로 숭어를 건져 올리는 장면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허가받은 소수만이 거센 흐름과 맞서 숭어를 건져 올린다. 진도대교를 지나는 해상케이블카에 오르면 발아래로 울돌목의 물살이 한눈에 펼쳐진다. 내려다보이는 거친 물길은 오래전 명량해전이 벌어졌던 바로 그 현장이다. 30m 높이에서 바라본 진도의 바다는, 이곳에서 살아온 이들의 삶을 모두 지켜본 듯 거칠면서도 광활하다.

바다를 항해해 온 인생, 신기마을 노부부

한평생 바다를 떠난 적 없는 어부와, 그의 곁을 지켜온 아내. 육지의 삶을 생각해 본 적 없을 만큼 두 사람의 일상은 늘 바다와 함께한다. 물때에 맞춰 이각망으로 생선을 건져 올리는 기술에는 오랜 세월의 경험이 그대로 담겨 있다. 청정수역에서 자란 진도 생선은 식감부터 다르다. 멋을 내지 않고 듬성듬성 썰어낸 회 한 점에는 담백함과 고소함이 살아 있다. 좋은 생선이 잡히는 날이면, 부부는 고된 바닷일을 마친 뒤에도 쉬지 않는다. 자식과 손주들이 좋아할 모습을 떠올리며, 생선을 정성껏 손질하느라 힘든 줄도 모른다. 이처럼 쉼 없이 살아온 부부의 삶은 늘 바다와 함께 항해한다.

도시에는 없는 기회를 찾아 귀향한 청년 농부 곽그루

섬을 떠나 바쁜 도시 생활을 하던 곽그루 씨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리는 삶에 점점 지쳐갔다. 타지에서 애쓰는 딸에게 건넨 어머니의 한마디, “이력서 한 줄을 채우기 위해 아등바등 살 필요 없다”는 말은 그가 고향 진도에서 새로운 목표를 갖게 한 계기가 됐다. 농사로 성공하겠다는 다짐으로 고향에 돌아왔지만, 서툰 기술과 부족한 지식 탓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농사의 시작은 흙을 아는 것”이라는 아버지의 조언을 따라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며 점차 요령을 터득해 나갔다. 재배부터 가공까지, 모든 과정을 진도에서 시작해 진도에서 완성하는 곽그루 씨는 이제 자신의 이력서보다 직접 기른 농산물의 이력을 쌓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진도 출신이라는 자부심 속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해내는 그의 하루하루는 보람차게 채워진다.

가족의 그리움이 듬뿍 담긴 향토 음식, 뜸북국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청정해역에서만 채취되는 해초, 뜸부기. 이 귀한 재료에 갈비를 더해 끓여낸 뜸북국은 진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 음식이다. 시어머니에게 뜸북국을 전수받고 있는 박숙현 씨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시아버지가 남긴 “가게를 이어달라”는 마지막 부탁은 그가 뜸북국 장사를 이어가게 된 계기가 됐다. 장사를 처음 시작한 박숙현 씨에게 배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약속을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온 힘을 다해 일을 배워나갔다. 그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던 데에는 늘 곁을 지켜준 시어머니의 가르침이 있었고, 덕분에 지금까지 가게를 이어올 수 있었다. 깨끗한 바다에서만 자라나는 뜸부기처럼, 뜸북국 한 그릇에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시간과 정성이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시아버지를 향한 며느리의 감사함과 그리움이 담겨 있다.

한 상을 가득 채우는 진도 전복의 다채로운 맛과 넉넉한 부부의 인심

10톤급 배가 드나드는 초평항에는 바다와 땅의 일을 나누며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남편은 바다에서 전복을 기르고, 아내는 그 전복으로 식당에서 요리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분주한 하루를 보낸다. 부부는 전복 먹이까지 직접 기를 만큼 모든 과정에 함께하며, 더 신선하고 맛있는 전복을 손님들에게 전하기 위해 늘 고민한다. 전복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요리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꽉 채워지는 전복 요리 한 상. 이 한 상에는 가장 신선하고 깨끗한 바다의 맛이 담긴다. 손님들이 전복 한 상으로 배를 든든히 채워 돌아가길 바라는 사장님의 마음은 날마다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어머니들의 한과 삶이 소리로 전해지다, 소포 어머니 노래방

고된 밭일을 마친 날이면 소포리 어머니들은 한자리에 모여 소리를 나누며 쌓인 한과 흥을 풀어냈다. 장단에 맞춰 춤을 추고 웃음을 나누면, 힘들었던 하루를 잊고 내일을 맞이할 힘을 얻었다. 그렇게 쌓인 시간은 노래가 되어 소포리 마을에 남았고, 오늘까지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의 깊고 애달픈 정서를 담아내는 소리. 한봉덕 씨는 스승 한남례 선생님에게 소리를 배우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 기억을 지금까지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게 하는 소리를 한 가락하고 나면, 묵은 감정이 풀리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소리의 힘으로 버텨온 지난 세월. 소포리 어머니들은 이 소리가 오래도록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한다.

바다와 땅을 믿으며 진도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5월 9일 토요일 오후 7시 10분에 방송되는 KBS1 ‘동네 한 바퀴’ 369회 ‘보배롭다, 이 섬 – 진도군’ 편에서 공개된다.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