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4일 방송된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서는 씨야 이보람이 신곡 ‘빛의 반대편에서’의 발매 과정과 고음 녹음 비화를 공개하고, 흔들림 없는 라이브로 곡에 담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상무지만 잡무 담당”이라는 이보람
DJ 김신영은 이보람을 “믿음의 성대, 흔들리지 않는 강철 보이스”라고 소개했다. 씨야 활동 당시부터 고음과 안정적인 라이브로 이름을 알린 이보람의 가창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 표현이었다.
인사를 건넨 이보람은 현재 씨야엔터테인먼트에서 상무를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직책에 걸맞은 업무를 설명하기보다 “잡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여 스튜디오에 웃음을 안겼다.
씨야 멤버들은 15년 만의 완전체 활동을 직접 준비하기 위해 프로젝트 회사를 설립했다. 과거에는 소속사가 정한 방향에 따라 움직였다면 이번에는 남규리와 김연지, 이보람이 앨범과 홍보, 팬들과 만나는 방식에 직접 의견을 내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보람의 ‘상무’ 소개도 세 멤버가 직접 회사를 꾸리며 만든 역할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는 직급을 강조하기보다 필요한 일이 생기면 직접 처리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잡무 담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씨야 앨범 뒤로 미뤄진 솔로 신곡
대화는 지난 8월 2일 발표한 솔로 싱글 ‘빛의 반대편에서’로 이어졌다. 이보람은 원래 연초에 공개할 예정이었던 노래지만 씨야의 완전체 앨범 일정이 먼저 결정되면서 발매 시기를 뒤로 미뤘다고 설명했다.
씨야는 데뷔 20주년을 맞아 정규앨범을 발표하고 완전체 활동을 재개했다. 오랜 시간 각자의 자리에서 활동했던 세 사람이 다시 목소리를 모았고, 이보람은 그룹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준비 중이던 솔로곡의 공개 시점을 조정했다.
‘빛의 반대편에서’는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뿐 아니라 그 빛 뒤에 생기는 어둠까지 함께 바라보는 노래다. 이보람은 데뷔 이후 지나온 시간과 한계를 딛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을 곡에 담았다.
곡 작업에는 브라운아이드걸스 제아와 버블시스터즈 쏘머즈가 참여했다. 이보람은 두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와 가창 범위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보다 보컬의 힘을 끝까지 보여줄 수 있는 방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키를 낮추지 못한 고음 녹음
처음부터 원키로 편하게 연습한 것은 아니었다. 이보람은 곡의 음역대가 높아 실제 녹음을 준비할 때에는 키를 낮춘 버전으로 연습했다고 털어놨다.
높은 음이 계속 이어지는 곡을 안정적으로 완성하려면 무리하지 않는 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결과물을 들은 제아와 쏘머즈는 이 노래만큼은 키를 낮추면 안 된다며 원래 조성으로 녹음할 것을 강하게 권했다.
두 작곡가가 원키를 고수한 이유는 후반부로 갈수록 높아지는 보컬이 곡의 메시지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었다. 어두운 시간을 지나 빛을 향해 나아가는 감정이 목소리의 상승과 함께 전달돼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결국 이보람은 원키로 녹음을 진행했다. 그는 완성된 곡에는 만족했지만 실제로 부를 때에는 높은 음을 연속해서 소화해야 한다며 “부를 때마다 죽을 맛”이라고 농담했다.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키를 다시 낮출 생각은 보이지 않았다. 이보람은 자신의 현재 목소리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곡을 만들기 위해 연습과 녹음을 반복했고, 데뷔 20주년에 새로운 고음곡을 내놓았다.
찬란했던 씨야 뒤에 남은 어둠
이보람이 가장 애착을 가진 가사는 “찬란할수록 어둠은 더 짙어져”였다. 그는 해당 문장이 씨야로 활동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시기와 그 이후 자신이 겪은 시간을 함께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씨야는 데뷔 직후부터 여러 히트곡을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활동을 마친 뒤에는 세 멤버가 각자의 길을 걸었고, 완전체로 다시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보람은 찬란했던 활동이 끝난 뒤 찾아온 어려움을 숨기기보다 이번 노래 안에 넣었다. 빛을 받았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 반대편에 놓인 어둠도 더 짙게 느껴졌지만, 그 시기에도 노래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움직였다는 설명이었다.
가사 속 ‘어둠’은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는 표현이 아니었다. 이보람은 힘들었던 시간까지 지금의 목소리를 만든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빛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같은 방향으로 걸어온 자신의 모습을 곡에 담았다.
김신영도 놀란 ‘빛의 반대편에서’ 라이브
이날 방송에서는 ‘빛의 반대편에서’ 라이브도 공개됐다. 이보람은 대화할 때 “죽을 맛”이라고 표현했던 원키 고음을 실제 무대에서는 흔들림 없이 이어갔다.
초반부에서는 가사를 또렷하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고, 곡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구간부터 목소리의 힘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음역이 올라갔지만 호흡을 급하게 사용하지 않고 정해진 음을 끝까지 밀어 올렸다.
라이브를 들은 김신영은 “AR 아니고 AI도 아니다”라고 감탄했다. 녹음된 음원을 틀어놓은 것도, 인공지능으로 만든 목소리도 아니라 이보람이 스튜디오에서 직접 부른 라이브라는 점을 강조한 반응이었다.
함께 출연한 HYNN도 음원으로 들었을 때부터 좋은 곡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보람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알고 다시 들으니 여운이 더 크게 남는다고 평가했다.
높은 음을 정확하게 내는 기술만으로는 ‘빛의 반대편에서’의 의미를 모두 설명할 수 없었다. 씨야의 찬란한 시기와 그 뒤에 남았던 시간을 직접 지나온 이보람이 자신의 이야기로 부르면서 가사와 고음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됐다.
원키를 고수한 작곡진의 선택은 이보람에게 매번 힘든 무대를 남겼지만, 동시에 그가 왜 ‘믿음의 성대’로 불리는지를 보여줬다. 찬란했던 시간 뒤의 어둠까지 직접 노래한 이번 라이브가 이보람의 시간을 가장 정확하게 들려준 무대 아니었을까?
사진 :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