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9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 980회에서는 김창옥, 장기하, 스윙스, 전소연이 각자의 활동과 새로운 도전을 털어놓은 가운데, 스윙스가 회사를 지키기 위해 120억 원의 선급금을 받았던 사연이 공개됐다.
김창옥의 제주 두 집 살림
김창옥은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근황부터 새로운 예술 분야에 도전하게 된 사연까지 공개했다. 제주에서 따로 지내는 생활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허리디스크 수술과 계속되는 강연 일정으로 몸에 무리가 쌓이면서 내린 선택이었다.
과거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에도 빡빡한 강연 일정을 이어온 그는 더 이상 같은 생활을 계속하면 몸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가족에게 한 달 가운데 며칠만이라도 제주에서 혼자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그렇게 서울과 제주를 오가는 두 집 살림이 시작됐다.
제주 생활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사건도 벌어졌다. 제주 집에 놀러 온 아이들이 잠을 자던 중 천장에서 커다란 지네가 떨어졌고, 하필 한 아이의 얼굴 위에 내려앉았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은 크게 놀란 뒤 “다시는 제주도에 안 오겠다”고 선언했다. 정작 김창옥은 아이들이 제주 방문을 꺼리게 된 상황을 떠올리며 “그래서 지네에게 감사하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웃음으로 물들였다.
김창옥이 찾은 옻칠 작업
소통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김창옥은 최근 ‘옻칠 아티스트’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강연이 끝난 뒤 사람들로부터 “선생님은 어디에서 위로를 받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지만 정작 자신은 쉽게 답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옻칠 작품을 접한 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했다. 작품에 매료된 그는 직접 작업을 배우기 시작했고, 옻을 활용한 평면 회화에 몰입하면서 강연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시간을 보내게 됐다.
작업은 편하기만 한 일이 아니었다. 온몸에 옻독이 오르고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겪었지만 김창옥은 계속 옻칠 작업을 이어갔다.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며 작업에 몰입하는 동안 복잡했던 생각도 자연스럽게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김창옥은 “몇 년 동안 작업하면서 멘탈도 정말 좋아졌고 실제로 병원 약도 다 끊었다”고 밝히며 옻칠이 자신에게 새로운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장기하가 선택한 ‘장카설유’
장기하는 자신만의 음악 색깔과 독특한 작업 방식을 풀어놓으며 또 다른 재미를 만들었다. 먼저 최근 화제를 모은 숙취해소제 광고 ‘장카설유’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설명했다.
이름만 들으면 장원영, 카리나, 설윤, 유나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광고의 중심 조합은 장기하, 카더가든, 설운도, 유병재였다. 익숙한 신조어를 전혀 다른 네 사람의 이름으로 비튼 반전이 광고의 핵심이었다.
장기하는 카더가든과 유병재는 평소에도 만날 수 있는 사이였지만 설운도와 같은 광고에 출연할 기회가 흔하지 않다는 점에 끌렸다고 밝혔다. 그는 광고 제안을 받고 “이 배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광고 영상은 공개 뒤 조회수 1238만 회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장기하는 설운도가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연기를 이끌었던 상황도 전하며 예상 밖의 조합에서 나온 촬영 분위기를 들려줬다.
장기하의 6분짜리 한 문장
데뷔 18년 만에 처음 발표한 솔로 정규앨범 ‘산산조각’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장기하와 얼굴들’ 활동 당시 다섯 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했지만 솔로 활동을 시작한 뒤 정규앨범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새 앨범 작업 방식도 장기하다웠다. 음악을 먼저 완성하는 일반적인 과정과 달리 자신이 쓴 글을 바탕으로 약 30분 분량의 무성영화를 먼저 만든 뒤 완성된 영상의 장면과 움직임에 음악과 가사를 맞췄다.
타이틀곡 ‘너나 나나’는 ‘라디오스타’에서 무반주로 처음 선보였다. 장기하는 노래처럼 부르려고 하기보다 평소 말할 때 조금 흥분해 얘기한다고 생각하면 곡의 독특한 리듬을 이해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음악을 둘러싼 호불호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부럽지가 않어’를 두고 “이걸 노래라고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을 처음 접했을 때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음악이 사람들 사이에서 논쟁을 만든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악성 댓글이 달리면 팬들이 장기하의 노래 제목인 ‘그건 니 생각이고’를 댓글로 남겨 대신 응수한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음악에 대한 평가를 피하기보다 자신의 작품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오는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드러났다.
영화 ‘바이러스’를 통해 인연을 맺은 김윤석과의 비하인드도 소개됐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출연 분량이 많아 연기 제안을 거절하려 했지만 자신을 추천했던 김윤석이 직접 전화를 걸어 출연을 권하면서 마음을 바꿨다.
김윤석은 자신의 촬영이 없는 날에도 현장을 찾아 장기하의 연기를 지켜봤다. 평소 연기할 때 손동작이 많았던 장기하에게 “손을 좀 가만히”라고 조언했고, 이 한마디는 촬영이 끝난 뒤에도 장기하의 머릿속에 남았다.
결국 장기하는 ‘가만 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 그래’라는 한 문장을 약 6분 동안 반복하는 노래를 만들었다. 같은 문장이 18번 반복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MC들이 숫자까지 의도한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고, 장기하는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당황해 웃음을 자아냈다.
스윙스의 120억 선급금
스윙스는 오랜 시간 음악 사업을 이끌며 겪은 가장 큰 위기를 숨김없이 털어놨다. 음악 사업을 시작한 지 18년이 된 그는 회사가 가장 컸던 시기 직원이 약 100명까지 늘어날 정도로 규모를 키웠다.
문제는 회사의 주요 수익을 담당하던 아티스트들의 계약 종료 시기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닥치자 공연과 사업 환경이 동시에 어려워지면서 회사가 큰 타격을 입었다.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스윙스가 선택한 방법은 음원 회사로부터 120억 원의 선급금을 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거액을 받아 운영비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다.
선급금을 받은 다음 달부터 발생하는 음원 수익 전액이 상환에 들어가는 조건이었다. 스윙스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제 통장에 돈이 꽂히지도 않았다”고 말해 거액의 숫자와 실제 자금 사정 사이의 차이를 설명했다.
회사를 떠난 아티스트들에게 약속했던 정산도 지켜야 했다. 스윙스는 이를 위해 주변 지인들에게 약 30억 원을 추가로 빌렸다고 밝히며 당시 감당해야 했던 부담을 털어놨다.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를 떠난 아티스트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강한 표현으로 속내를 쏟아낸 뒤에는 곧 “사랑한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 나 힘들어”라고 덧붙여 무거웠던 이야기를 웃음으로 바꿨다.
현재도 선급금을 상환하고 있다는 스윙스는 긴 시간을 버텨온 현재 상황을 “터널 끝에 빛이 보인다”고 표현했다. 막대한 금액을 갚아야 하는 현실은 남아 있지만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의미였다.
스윙스의 배우 도전
음악 사업과 별개로 연기라는 새로운 영역에도 발을 들였다. 연기 공부를 시작한 지 약 반년 만에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출연 기회를 얻은 스윙스는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온 기회를 두고 “로또에 당첨됐다”고 표현했다.
캐스팅 과정에는 변요한과의 뜻밖의 인연이 있었다. 별다른 친분이 없었던 변요한이 스윙스가 공개한 연기 영상을 본 뒤 연락했고, 직접 만나보자는 제안으로 이어졌다.
당시 스윙스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앞두고 약을 먹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배우로서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해 곧바로 약속 장소로 향했다고 밝혔다.
방송 중에는 변요한과 전화 연결도 이뤄졌다. 변요한은 자신이 스윙스를 제작진에게 추천한 것은 맞지만 최종 캐스팅을 결정한 사람은 감독과 제작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장에서 직접 본 스윙스의 장점으로 강한 추진력과 무대 경험에서 나온 과감함을 꼽았다. 음악 무대에서 쌓은 경험이 연기 현장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드러났다는 설명이었다.
스윙스는 배우 활동을 위해 몸에 새긴 타투를 지우고 피어싱 흔적도 없애고 있다고 밝혔다. 퓨전 사극에 도전했을 때는 사극 말투에 대한 감을 전혀 잡지 못한 채 리딩에 참여했던 일도 털어놨다.
당시 모습을 본 성준이 감독에게 강한 반응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이후 촬영 현장에서 예상과 달리 스윙스가 겸손하고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을 본 성준은 오히려 “실망했다”고 말해 반전 웃음을 만들었다.
전소연의 ‘주먹질’ 디렉팅
전소연은 5년 만의 솔로 컴백과 함께 프로듀서이자 아티스트로 작업하는 방식을 공개했다. 지난 7일 솔로 정규 1집 ‘끝내주는 인생’을 발표한 그는 타이틀곡 ‘퇴사할게여’부터 직접 설명했다.
곡 제목만 보면 실제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의미처럼 보이지만 전소연은 실제 퇴사를 뜻하는 노래는 아니라고 밝혔다. 직장생활을 하며 힘든 순간 한 번쯤 떠올리는 ‘퇴사 로망’을 음악으로 풀어낸 곡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적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밴드 스타일에도 도전했다. 밴드 익스를 오마주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 직접 연락을 취했고, 허락을 받은 뒤 자신의 곡에 해당 요소를 반영했다.
과거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고등학생 참가자와 프로듀서로 처음 만났던 스윙스와의 인연도 다시 조명됐다. 스윙스는 당시 어린 참가자였던 전소연이 지금은 자신의 음악과 팀을 이끄는 프로듀서로 성장한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전소연 역시 당시에는 무섭게 느껴졌던 프로듀서 스윙스와 같은 방송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이 신기하다고 말하며 과거를 떠올렸다.
아이들의 총괄 프로듀서로 사용하는 독특한 녹음 디렉팅 방식도 공개했다. 녹음실에서 ‘주먹질’이 이어진다는 말에 MC들이 놀랐지만 실제로 멤버를 때린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전소연은 박자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주먹으로 리듬을 짚는다고 설명했다. 강한 소리를 내야 하는 부분에서는 주먹을 더 세게 쥐는 방식으로 강약까지 몸으로 표현했다.
아이들의 ‘누드’ 녹음 과정을 담은 디렉팅 영상은 조회수 1100만 뷰를 넘겼다. 전소연은 음정과 박자만 듣는 데 그치지 않고 멤버들의 표정과 호흡, 물을 마시는 시점까지 확인한다고 밝혔다.
스튜디오에서도 전소연의 디렉팅이 이어졌다. 김구라와 장기하, 스윙스가 ‘퀸카’를 부르자 전소연이 각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노래를 지도했고, 특히 스윙스가 예상 밖의 분위기로 ‘퀸카’를 소화하면서 웃음을 만들었다.
김구라는 전소연의 세밀한 방식을 지켜본 뒤 “조련사네”라고 표현했다. 전소연은 멤버에게 원하는 소리를 말로만 설명하는 대신 몸짓과 표정까지 활용해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자신의 방식을 보여줬다.
프로듀서로서의 태도는 데뷔 초와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처음에는 자신이 준비한 방향에 확신이 있으면 멤버들이 다른 의견을 내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활동을 이어가면서 생각도 바뀌었다. 기대했던 것만큼 앨범 결과가 나오지 않았던 경험을 통해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꼈고, 이후에는 멤버들의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듣고 함께 방향을 정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전소연의 ‘야채 싫어 송’
템플스테이에서 겪은 예상 밖의 상황도 웃음을 안겼다. 평소 채소를 좋아하지 않는 전소연은 맛있는 음식도 나온다는 후기를 보고 템플스테이를 찾았지만 막상 식사 시간이 되자 식탁을 가득 채운 나물을 보고 당황했다.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주변에서 이유를 물을 것 같아 결국 브로콜리 하나를 집어 먹었다. 문제는 당시 모습을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린 뒤 벌어졌다.
사진만 본 사람들은 브로콜리 하나를 먹는 모습을 두고 ‘아이돌의 극단적인 다이어트 식단’이라고 오해했다. 전소연은 “적게 먹은 게 아니라 먹을 게 없었던 것”이라고 해명하며 당시 상황을 설명해 폭소를 유발했다.
평소 채소를 싫어하는 마음은 결국 음악으로도 이어졌다. 전소연은 채소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디스랩으로 풀어낸 ‘야채 싫어 송’을 직접 선보였고, 채소를 소재로 한 뮤직비디오와 관련된 예상 밖의 이야기도 털어놨다.
전소연의 ‘야채 싫어 송’까지 이어진 이날 방송은 네 게스트가 자신이 겪은 일을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그중 회사를 지키기 위해 120억 원 선급금까지 택했던 스윙스의 고백이 가장 놀라운 장면으로 남지 않았을까?
사진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