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참견 시점 418회 본업 천재

전지적 참견 시점 418회 본업 천재

10월 3일에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 418회에서는 자유분방한 일상 뒤에 치열한 연습을 숨겨온 타잔과 5년의 공백을 지나 연극 무대로 돌아온 최강희가 각자의 자리에서 보여준 ‘본업 천재’의 순간이 공개됐다.

자유로운 타잔 뒤의 연습벌레

이날 1년 만에 돌아온 타잔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로운 일상으로 문을 열었다. 타잔의 취향이 가득한 자취 공간에는 입구의 전용 카펫부터 책과 피규어, 키링, 독특한 소품과 의상까지 빼곡히 자리했고, 그는 책을 읽다가 갑자기 랩을 녹음하거나 외출길에 음악이 들리면 그대로 춤을 추는 등 생각이 움직이는 대로 행동했다. 매니저는 “갑자기 흥이 넘치는 에너자이저 타잔에게 안돼, 하지마, 내려와 등의 말을 가장 많이 한다”고 제보했고, 타잔은 여전히 육아 난이도 만렙의 ‘금쪽이’ 같은 자유분방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매니저의 또 다른 제보는 전혀 다른 타잔을 보여줬다. “지금도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밤낮없이 연습을 한다”는 말처럼 무대와 연습 앞에서는 스스로 정한 기준을 끝까지 지키는 사람이었다. 부산에서 열린 시상식 무대를 앞두고 약 2시간의 여유가 생기자 타잔은 모교인 부산예술고등학교를 찾았고, 무용을 전공하던 학창 시절의 기억과 다시 마주했다.

부산예고 전설이 된 연습

당시 타잔을 가르쳤던 선생님은 “하루에 해야 할 리스트를 만들고, 다 할 때까지 집에 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발 모양 등 신체 조건에서 불리한 부분을 노력으로 메우기 위해 머리를 삭발하고 몸이 부서질 정도로 연습했다는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 결과 동아무용콩쿠르에서 2년 연속 금상을 받았고, 학교에서도 쉽게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남으면서 ‘부산예고 전설’이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오랜만에 후배들과 만난 타잔은 자신이 무엇을 잘해서 여기까지 왔다기보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계속 연습했던 시간을 들려줬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지금의 모습 뒤에 매일 해야 할 일을 정해놓고 끝낼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던 학창 시절이 있었다. 타잔은 자신이 불리하다고 느낀 신체 조건을 핑계로 두지 않고 반복 연습으로 채웠고, 후배들 앞에서 다시 그 시간을 꺼내 보이면서 결과보다 과정을 먼저 보여줬다. 후배들에게도 그 과정 자체가 현실적인 자극이 됐다.

가족 앞에서 증명한 본업

이어 타잔은 데뷔 후 처음으로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부산에서 무대에 올랐다. 부모님과 두 고모까지 가족들이 현장에 총출동했고, 가족에게 자신의 무대를 직접 보여주는 것이 처음이었던 만큼 타잔도 평소보다 더 공을 들여 준비했다. 이날 올해의 아티스트상까지 받은 그는 가족들의 큰 응원 속에서 힘 있는 퍼포먼스를 펼쳤고, 자유로운 일상과는 또 다른 집중력을 무대 위에서 보여줬다.

무대를 지켜본 매니저는 “본업을 정말 잘하는 친구”라고 타잔을 표현했다. 책을 읽다가 랩을 녹음하고 길거리에서 춤을 추던 즉흥적인 모습과, 만족할 때까지 연습을 멈추지 않는 집요함이 한 사람 안에 함께 있었고, 부산 무대는 그 두 모습이 결국 같은 에너지에서 나온다는 점을 보여준 순간이 됐다.

5년 만에 돌아온 최강희

그리고 생애 첫 연극 ‘클로저’에서 사진작가 ‘안나’ 역을 맡은 최강희의 본업 현장이 이어졌다. 5년 만에 배우로 돌아온 그는 카메라 앞 연기와 전혀 다른 연극 무대의 방식부터 다시 익혀야 했다. 소품을 직접 챙기고 짧은 시간 안에 의상을 갈아입어야 했으며, 암전된 무대에서도 정확한 동선을 찾아야 하는 상황을 두고 “연극은 내가 제일 못하는 걸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말은 엉뚱했지만 준비 과정은 치밀했다. 상대 배우의 목소리를 직접 녹음해 반복해서 대사를 맞췄고, 조명이 꺼진 상태를 대비해 눈을 감은 채 무대를 걸으며 이동 동선을 몸으로 익혔다. 캐릭터의 감정과 행동도 하나씩 파고들어 스스로 “안나 연구에 인생을 바쳤다”고 말할 정도였고, “두려움이 많은데, 두려움이 없다는 아이러니한 점이 나와 닮았다”며 자신과 안나가 만나는 지점까지 세세하게 정리했다.

안나로 다시 찾은 연기의 행복

그렇게 준비한 무대에서 최강희는 한층 깊어진 감정으로 안나를 연기했다. 19세에 데뷔해 오랫동안 다양한 역할과 장르를 경험했지만, 지금까지 맡았던 인물과 결이 다른 안나를 연기하면서 비로소 자신이 말하는 ‘성인 연기’의 맛을 느꼈다. 관객의 숨소리와 반응을 바로 앞에서 듣고,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무대가 달라지는 경험 역시 영상 매체에서는 느끼기 어려웠던 새로운 행복이었다.

최강희는 “무대가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느껴진다. 연극이 나와 너무 잘 맞는다”고 말했다. 공연이 있는 대학로에 방을 알아봤을 정도로 무대 생활 자체에 깊이 빠졌고, 연기를 다시 시작한 뒤에는 이전보다 훨씬 분명하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느끼고 있었다.

멈춘 뒤 다시 찾은 본업

반대로 최강희가 한동안 연기를 멈춰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도 털어놨다. 드라마 ‘안녕, 나야’를 끝낸 뒤 어느 순간부터 연기가 행복하기보다 긴장되고 두려운 일이 됐고, 촬영 현장에서 큐 사인이 들어왔는데도 아무런 연기를 하지 못한 순간까지 있었다. 예전처럼 감정을 꺼내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자 자신감도 떨어졌고, 여러 일이 겹치면서 결국 “나는 행복하지 않다”고 느꼈다.

배우의 삶에서 잠시 내려온 최강희는 그동안 다른 일을 경험하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다시 바라봤다. 아이러니하게도 연기를 그만두고 나서야 자신이 연기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멈춰 있던 시간은 다시 배우의 자리로 돌아갈 이유를 찾아준 시간이 됐다.

생애 첫 연극 무대에서 행복하게 연기하는 최강희를 지켜본 송은이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송은이는 최강희가 연기를 쉬겠다고 했을 때부터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연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놨고, 연극 연습을 시작한 뒤 최강희가 “언니, 나 재미있어”라고 말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최강희 역시 다시 무대에 선 지금을 두고 이제는 좋아할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연기를 쉬기 전에는 자신감이 무너지는 순간을 겪었지만, 쉬고 난 뒤에는 오히려 자신이 왜 연기를 좋아했는지 분명히 알게 됐고 그 마음을 실제 무대에서 다시 확인했다.

자유로운 일상 뒤에서 끝없이 연습해 온 타잔과, 연기를 떠난 뒤에야 다시 연기의 행복을 발견한 최강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본업을 다시 증명했다. 이날 두 사람이 보여준 수많은 장면 가운데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본업 천재’의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사진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