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3일에 방송된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11회에서는 황동만이 인생의 비극 한복판에서 희극을 건져 올리며 변은아를 웃게 만드는 과정이 그려졌다.
감독 데뷔 앞둔 황동만, 노강식 논란에 위기
황동만은 데뷔작 감독 계약금이 입금되자 인생의 모든 난관이 사라진 듯한 행복을 만끽했다. 오래 기다려온 기회가 눈앞에 온 만큼 그의 들뜬 마음은 감춰지지 않았다.
기세가 오른 그는 주연 배우 노강식의 영화를 모두 보며 촬영 구도를 구상했다. 벅찬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 황동만은 노강식을 향해 장황한 ‘주접’ 메시지까지 보내며 감독 데뷔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행복이 너무 커지자 쓸데없는 걱정도 따라왔다. 황동만은 자신이 너무 잘나가서 재미없는 사람이 되면 어쩌나 하는 별걱정까지 할 정도로 들떠 있었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응원차 방문한 타 촬영장에서 황동만이 마주한 노강식은 폭발 직전의 시한폭탄이었다. 후배 차정민이 노강식의 ‘똥군기’ 횡포에 맞서 폭로를 예고하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주인공 논란으로 일생일대의 데뷔 기회가 날아갈 위기에 처하자 황동만은 두 사람 사이에 뛰어들었다. 그는 “터트릴 때 터트리더라도 나까진 하고 터트리라고!”라고 절규하며 노강식과 차정민을 뜯어말렸고, 절박한 상황은 짠한 웃음까지 자아냈다.
변은아, 친모 오정희의 욕망과 다시 충돌
변은아는 친모 오정희의 징글징글한 욕망에 또다시 맞서야 했다. 장미란 폭행 사건 정보를 입수한 최필름 대표 최동현은 혹여 그 불똥이 오정희에게도 튈지 몰라 ‘낙낙낙’ 캐스팅을 보류했다.
계약을 재촉하는 오정희에게 최동현은 작가 ‘영실이’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었다. 그러자 오정희는 직접 ‘영실이’ 변은아를 찾아갔다. 주연을 향한 집요한 욕망이 변은아의 공간까지 밀고 들어온 것이다.
마주 선 변은아는 주인공을 여자로 바꿔서까지 주연이 되겠다고 욕망하는 오정희를 징그러워했다. 그래서 안 되는 일도 있다며 맞섰다. 하지만 오정희는 변은아의 상처를 또다시 건드렸다.
오정희는 엄마에게 매일매일 버려지는 지옥으로 쌓인 변은아의 증오를 글을 쓰는 욕망과 원동력으로 폄하했다. 변은아는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 여기에 “애지중지 놓지 못하는 상처는 ‘낙낙낙’에서 끝내고 치고 나가라. 똑같은 감정 울궈먹다가 글빨 녹슬게 하지 말고”라는 잔인한 독설까지 쏟아졌다.
그 말 앞에서 변은아는 또다시 코피를 흘렸다. 친모가 남긴 지옥을 다시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순간이었다. 숨도 못 쉴 정도로 폭발하는 갈등을 곁에서 지켜보던 황동만은 변은아가 오정희의 친딸 ‘변시온’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는 감히 헤아리기도 어려운 상처를 알기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변은아를 붙잡지 못했다. 그렇다고 오정희 친딸 스캔들을 폭로하며 ‘불쌍한 9살 아이 변시온’을 안쓰러워했던 사람들처럼 변은아를 연민하지도 않았다. 황동만에게 변은아는 눈이 멀 것 같이 빛나서 추앙할 수밖에 없는 ‘신이 내린 이데아’였다.
마재영과의 몸싸움, 비극 속에서 터진 영구 코미디
분노는 마재영에게 향했다. 변은아에게 열등감만 남아 그녀를 깎아내리는 마재영 앞에서 황동만은 또다시 ‘지랄 맞은 오빠’가 됐다.
황동만은 변은아의 찬란한 재능이 너무나 무서워서 먼저 도망쳐놓고 사악하게 굴지 말라며 마재영의 위선을 매섭게 꼬집었다. 그 말에 분노한 마재영은 거센 주먹을 날렸고, 황동만은 앞니가 날아갈 정도로 맞았다.
몸이 무너진 와중에도 황동만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온 세상에 변은아의 이름을 떡칠하라”고 울부짖으며 마재영과 처절하게 뒤엉켜 죽기 살기로 싸웠다. 그 싸움은 변은아를 향한 숭배이자, 그녀의 재능을 깎아내리는 세계에 대한 저항처럼 보였다.
엉망진창이 된 몸으로 변은아를 찾아간 황동만은 비극의 한복판에서 희극을 발견한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매일같이 입고 다니던 가죽 코트를 2차 세계대전 러시아 병사가 입던 옷으로 알고 비장미를 품고 살았는데, 마재영과 싸우다 찢어진 안자락에서 생산연도 1998년이 찍힌 불도장을 발견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내 인생은 끝까지 코미디일 것 같아 안심”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앞니 빠진 얼굴로 헤벌쭉 웃으며 “띠리리리~ 영구 없다!”는 고전 코미디를 시전했다.
친모의 지옥을 또다시 온몸으로 견디고 있던 변은아는 결국 눈물이 나도록 깔깔깔 웃었다. 황동만의 코미디는 가볍게 웃기기 위한 장난이 아니라, 변은아가 잠시라도 숨 쉴 수 있게 만든 위로였다.
박경세와 고혜진, 부부 갈등의 둑이 터지다
한편 박경세와 고혜진 부부 갈등의 둑도 터졌다. 박경세는 대본 독촉만 하는 아내와 달리, 끝없는 칭찬으로 창작을 자극하는 공동 작가 박정민 때문에 오랜만에 신나게 대본을 썼다.
고혜진은 좋은 대본만 나온다면 이런 지옥도 견뎌야 하는 제작자라는 현실이 씁쓸했다. 창작자의 기분과 작품의 결과 사이에서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감정의 무게를 또 한 번 마주한 것이다.
결국 고혜진은 “누군가에게 홀딱 빠져 그 기운을 빨아먹는 창작자의 사랑을 응원한다”는 조소로 감정을 폭발시켰다. 박경세를 향한 분노와 체념이 뒤섞인 말이었다.
이에 박경세는 “옛날에 고혜진이 박경세 보듯 하는 여자 만나서 간만에 신났다”고 털어놓고 만다. 고혜진에게는 가장 아픈 지점을 찌르는 고백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창작과 사랑, 동료애와 질투가 뒤엉킨 채 최종회를 향해 더 큰 파열음을 냈다.
황동만의 웃음은 비극을 지우지 않았다. 대신 버틸 수 없을 만큼 아픈 순간에도 웃음이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황동만과 변은아, 박경세와 고혜진이 각자의 무가치함과 어떻게 싸워나갈지는 5월 24일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되는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최종회에서 이어진다.
출처 :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