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거짓말 9회 김유정의 박진영을 향한 이별 고백

100일의 거짓말 9회 김유정의 박진영을 향한 이별 고백

11월 7일에 방송된 tvN ‘100일의 거짓말’ 9회에서는 김유정이 미국행을 앞두고 박진영에게 마음을 고백했지만, 박진영이 일본식 이름을 내세우며 선을 긋는 장면이 그려졌다. 서로의 속사정을 다 말하지 못한 두 사람은 조선총독부 연회장에서 벌어질 위험한 작전까지 마주했다.

조선인 소년들을 구한 박진영의 혼란

박진영이 연기한 통역관은 양아버지인 정무총감 진선규와 갈등한 뒤 김유정의 위로에도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다. 그날 밤 술에 취한 채 거리를 걷던 그는 일본 경찰에게 멸시당하고 폭행을 당하는 조선인 소년들을 발견했다. 소년들을 구하려 나선 일로 자신도 경찰의 총에 맞을 뻔했다.

경찰은 그를 조선인으로 보고 함부로 대했지만, 정무총감의 아들이라는 신분을 알자 곧바로 태도를 바꿨다. 조선인으로서 받는 차별과 일본인 양아버지의 이름 덕분에 누리는 특권을 한 자리에서 겪은 것이다. 그에 앞서 자신이 믿어온 양아버지가 조선인 학살을 주도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던 터였다. 자신을 받아준 집안의 힘으로 살아왔지만, 그 힘이 조선인들에게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알게 되자 자신의 이름과 처지를 둘러싼 혼란은 더 커졌다.

같은 시간 집으로 돌아온 김유정은 김현주에게 다음 날 밤 미국으로 떠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무생이 김현주의 부탁을 받아 어렵게 마련한 길이었다. 미국으로 돌아가는 선교사의 갓난아기를 돌볼 유모 신분으로 떠나기로 했고, 김현주는 미국행 신원보증서까지 건네며 작전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약속대로 출국하라고 당부했다. 오랫동안 바라던 미국행이 현실이 됐지만 김유정은 쉽게 기뻐하지 못했다.

마지막 출근과 전당표

다음 날은 김유정이 총독부에 나가는 마지막 날이자 구국단의 세 번째 작전이 실행될 날이었다. 진선규가 맡은 정무총감은 박진영이 결근했다는 이유로 김유정에게 기송관 개통식 행사 통역을 지시했다. 그는 박진영과 제대로 작별하지 못한 채 연회 준비에 나서야 했다.

책상 앞에 선 김유정은 “얼굴도 못 보고 가네. 엄마 찾아주고 싶었는데…”라고 혼잣말을 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박진영의 어머니를 찾아주고 싶었던 마음도 남아 있었다. 그는 박진영의 책상 서랍에 전당표를 넣어두고 돌아섰다. 돌려놓은 전당표는 나중에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묻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날 저녁 김현주와 이무생은 외신 기자 부부로 위장해 기송관 개통 기념 연회에 참석했다. 김현주는 죽음을 각오하고 총독과 정무총감을 겨냥한 계획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위장 부부였지만, 이무생은 김현주에게 귀걸이를 건네며 진심을 고백한 상태였다. 김현주는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이기보다 거사를 마친 뒤 한복을 해 입혀 보내달라고 했던 약속을 지켜달라고 했다.

김유정은 김현주와 틈을 보아 폭탄을 보관한 집무실로 향했다. 그사이 이무생이 영어 통역을 대신 맡아 진선규의 의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집무실에서는 김현주가 폭탄을 조립하기 시작했지만, 잠긴 문고리를 누군가 돌리는 소리가 들렸다.

꽃 장식에서 케이크로 옮긴 시한폭탄

문밖에는 박진영과 이기영·박정연이 연기한 부녀 일행이 와 있었다. 문을 지키던 김유정은 갑작스러운 방문에 당황했지만 기지를 발휘해 폭탄 조립 현장이 들키지 않도록 넘겼다.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벗어난 구국단은 계획했던 순서대로 행동에 나섰다.

기송관실로 일본 수상의 축전이 도착하자 김유정은 취사장에 전화를 걸었다. 전융법이 연기한 조직원이 요리 보조로 위장해 기다리고 있던 곳이었다. 전화 신호를 받은 조직원이 화재 종을 울리자 연회장은 잠시 혼란에 빠졌다. 이 틈에 김현주는 핸드백에서 시한폭탄을 꺼내 꽃 장식 사이에 숨겼다.

그러나 총독부인이 총독의 고초열을 이유로 꽃을 치우도록 지시했다. 폭탄이 든 꽃 장식까지 연회장 밖으로 옮겨지면서 계획이 어긋났다. 복도 구석에 버려진 장식을 찾은 김유정은 안에 있던 폭탄을 꺼내 연회장으로 들어가던 대형 케이크 속으로 옮겼다. 폭탄을 다시 가져오려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폭탄을 옮긴 김유정은 김현주에게 “선물, 케이크 속에 있어요”라고 알려 위치가 바뀐 사실을 전달했다. 김현주는 “6시 20분에 폭발하니 멀리 떨어져”라고 경고했다. 원래 꽃 장식에 설치한 폭탄을 케이크에 다시 숨긴 뒤에도 폭발 시각은 그대로였다.

총독의 건배에 맞춰 거사를 진행하려던 순간, 총독이 박진영을 불러 건배사 통역을 맡겼다. 박진영은 자신도 모르게 폭탄이 든 케이크 바로 앞에 섰고, 통역을 마치고 물러나려 할 때도 총독의 요청으로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연회장 사람들이 잔을 들고 “건배”를 외치는 동안 김유정은 박진영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자신이 폭탄을 숨긴 자리에 박진영이 서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작전의 성공을 기다리면서 동시에 그의 목숨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방송은 긴장감이 높은 채 마무리됐다. 폭발 이후의 결과는 이 회차에서 아직 보여주지 않았다.

미국행 앞에서 엇갈린 고백

한편 김유정은 떠나기 전 박진영과의 작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책상에서 전당표를 발견한 박진영은 “나 같은 놈하곤 이제 조금도 얽히고 싶지 않아진 겁니까?”라고 물었다. 김유정은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라는 사정을 털어놓지 못해 자신이 왜 전당표를 돌려줬는지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김유정은 “좋아했어요. 김태웅이란 사람을요”라며 처음으로 진심을 말했다. 이어 그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의 일에 마음을 썼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박진영은 “내 이름은 사토 히데오입니다. 김태웅이 아니라”라고 답하며 거리를 뒀다. 조선인으로서의 이름과 일본식 이름 사이에서 흔들리던 인물이 자신의 마음을 닫아버린 대목이었다.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전하지 못한 채 김유정은 미국행을 앞뒀고, 박진영은 그가 떠나려는 이유도 알지 못했다. 김유정이 전당표를 돌려주며 건넨 고백에 박진영이 자신의 이름부터 바로잡았던 장면은 두 사람의 엇갈린 마음을 어떻게 드러냈을까?

사진 : tvN